싱가포르 공무원 연봉이 세계 최고인 이유
최근 싱가포르 고위 공직자의 보수문제가 싱가포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을뿐 아니라 세계적인 화젯거리가 되었다.
지난 4월 9일 테오 치 한(Teo Chee Hean) 국방장관 겸 공직서비스 담당 장관이 국회에서 공직자 보수인상안을 발표하자 세계의 주요 언론들은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보수가 미국 대통령의 다섯 배를 넘는다는 내용으로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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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총리의 연간 보수는 200만 달러수준으로 40만 미달러를 받고 있는 미국 대통령 보수의 5배에 이르고 일본 총리의 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또한 싱가포르 언론과 인터넷도 연일 이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거나 비판적 의견이 독자란에 게재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표출하였다.
싱가포르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언론과 국민들의 행태가 퍽 이례적인 것으로 느껴질 것이다. 싱가포르 언론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가능한 비판적 보도를 지양해왔고 싱가포르 국민들도 불만을 쉽게 표출하지 않는데 비해 이번에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분위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리센룽 총리는 보수의 인상분에 대해서는 5년간 받지 않고 자선사업에 쓰겠다고 발표하여 표면상 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여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싱가포르 정부가 부정적 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짐작케하였다. 급기야 리콴유(李光耀) 고문장관이 집권 인민행동당 청년당원들과의 대담 형식을 통해 공직자 보수 인상의 당위성을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인상안에 따르면 싱가포르 총리의 연간 보수는 200만 미 달러에 상당하게 되어 40만 미 달러를 받고 있는 미국 대통령 보수의 5배에 이르고 일본 총리의 7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각료급의 보수도 126만 미 달러로서 고위 공직자에 대한 보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공무원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보수내역이 공개되고 있지 않아 정확한 실상을 알 수는 없으나 직책에 따라 다양하며 고위공직자들에 비해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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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는 엘리트가 국가를 이끌어 가야한다고 보고 따라서 가장 우수한 엘리트들이 공직에 들어와 일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다. |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기본급 외에도 GDP상여금과 실적상여금을 받는데 GDP상여금은 그해 GDP성장률에 따라 최고 4개월 월급에 상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고 실적상여금은 본인의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을 받게되는데 월급여의 2개월분에서 최고 7개월분까지 지급받게 된다.
이번에 고위직의 보수가 최고 33%까지 올라 지나치게 큰 폭이라는 비판이 많았는데, 각료급의 보수를 책정하는 기준은 민간 6개 직종(법률, 회계, 금융, 다국적 기업, 제조업, 엔지니어) 종사자중 직종별 최고 소득 순위 8위까지에 해당되는 사람들의 보수를 최고액부터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금액, 즉 48명중 24번째 순위자 연봉의 2/3에 해당되는 금액이란 공식이다. 인상폭이 컸던 이유는 매년 이 기준에 따라 조정해 오던 것을 작년에 총선 등의 이유로 인상을 유보했기 때문에 이번에 한꺼번에 조정을 하면서 인상폭이 커지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이 다른 나라 공직자들에 비해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데 대해 비판이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싱가포르를 선진국으로 이끌어 온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하는 긍정적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싱가포르 공무원 보수를 부패문제와 결부시켜 보는 시각이 많다. 싱가포르는 가장 부패가 없는 나라로 꼽히고 있는데 부패행위방지법과 부패행위조사국(CPIB) 등 강력한 제도적 조치와 함께 공직자들의 높은 보수가 이러한 청렴성을 이끌어낸 동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가 세계 유수 기관들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항상 수위를 다투는 것은 공공부문의 청렴성과 효율성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인데 싱가포르 공직자들의 많은 보수가 깨끗한 정부를 만드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공직자들의 민간부문으로의 이직을 방지하고 우수한 인재를 공공분야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높은 보수가 필연적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번 인상안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설명도 여기에 강조점이 두어지고 있다.
실제 싱가포르는 최근 경제호황으로 민간부문의 인재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액 임금지불을 매개로한 우수 인재들의 공직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의 통계로 보면 공직 전체 이직율은 2005년 4.8%에서 2006년 5.7%로, 대졸 관리직의 이직율은 2005년 7.4%에서 2006년 10.6%로 상승하였다.
그러나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싱가포르 공무원의 보수 문제는 국가 운영 철학과 관계가 깊다. 싱가포르는 엘리트가 국가를 이끌어 가야한다고 보고 따라서 가장 우수한 엘리트들이 공직에 들어와 일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다.
일례로 싱가포르에는 특수공무원(AS : Administrative Service)이라는 약 380명의 엘리트 공무원 그룹이 있는데, 싱가포르 정부는 고교 재학생 중 상위 1%이내의 우수학생을 선발, 장학금을 지급하여 해외 유수대학에 진학시키고 이후 특별과정을 이수케 한 후 공직에 충원하고 있다. 이들은 빠르면 32세 전후로 차관보급에 오르게 된다.
리콴유 고문장관은 지난 4월 4일 호주 방문시 싱가포르 교민과의 환담에서 각료들의 보수가 아무리 많다해도 정부 예산의 0.13%에 지나지 않는데 이를 아끼려다 우수인재가 공직을 기피하게 되면 싱가포르는 결국 위험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또 싱가포르인들이 흔히 ‘빌 게이츠나 스필버그 같은 천재가 대중을 먹여 살린다’라는 말을 자주 인용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싱가포르 지도층들의 엘리트주의적 관점을 엿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다. 국토는 서울정도의 크기이고 인구는 45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엘리트들이 경제·사회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고 국가발전 전략을 기획하고 국민들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엘리트주의적 사고방식이 가능하게 했고 또 지금껏 성공적으로 기능해 왔다.
싱가포르는 깨끗한 정부, 유능한 공직자를 양성하는데 성공해 왔고 그것이 싱가포르가 선진국이 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해왔다.
그러나 그들이 채택한 제도나 사고방식이 우리가 수용할 만한 것인가? 또는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분석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첫째, 국가의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공직분야 특히 고위직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사회 각계에 다양하게 분산되어야 하는가?
둘째, 고위 공직에 유능한 인재를 모으고 또 머물게 하기 위한 방식중 하나인 고액 보수정책은 적합한 방식인가? 그것이 인재유치에는 성공할지라도 오히려 위화감을 조성하고 조직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려 종국에는 비효율을 초래할 위험은 없는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문제에 대한 실용주의적 접근 방식의 유용성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청렴하고 유능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직윤리를 강조하는데 그치면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없고 물적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싱가포르의 사례가 말해주는 교훈이다.
주싱가포르 전성오 홍보관 (garim21@korea.kr)
reference : http://kr.blog.yahoo.com/lhj54052000/9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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